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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 실패한 창업가가 세 번째에서 배운 것

두 번 실패한 창업가가 세 번째에서 배운 것

두 번 실패한 창업가가 세 번째에서 배운 것 2012년. 소셜커머스 붐이었다. 모두가 쿠팡이 되려고 했다. 나도. '이 정도면 된다'고 생각했다. 자본금 2억. 팀 5명. 매출 오르락내리락. 3년을 버텼다. 그 다음은 없었다. 회사를 정리할 때 직원들 눈이 기억난다. '이 사람이 큰 꿈 봤던 사람인데' 하는 표정. 나는 밤새 자신감을 잃어버렸다. 한 번 망한 사람은 또 도박을 한다 실패하고 2년을 쉬지 않았다. 조용히 일했다. 월급쟁이. 그리고 2017년. 또 튀어나왔다. 이번엔 O2O다. 배달, 심부름, 핸디. 모든 게 가능한 플랫폼이라고 생각했다. 자본금 5억. 팀 8명. 차 한 대는 팔았다. 아내한테는 미안했다. "한 번만 더 해볼게." 첫 해는 괜찮았다. 매출이 나왔다. 자신감이 돌아왔다. '이번은 다르다. 내가 배웠거든.' 2020년 3월. 알람이 울렸다. 코로나 확진자 1000명. 한 달 뒤 2000명. 그 다음 5000명. 사람들은 집에만 있었다. 서비스는 멈췄다. 정말 멈췄다. 빌린 돈도 남았다.실패의 패턴을 읽기 시작했다 누워서 생각했다. 3개월. 첫 번째 실패: 시장 과신. '쿠팡이 가능하면 우리도 가능'이라고 생각했다. 차이점? 자본금. 팀. 니즈. 우리는 둘 다 없었다. 두 번째 실패: 외부 충격. '좋은 팀 만들었고 팀은 괜찮은데, 세상이 바뀌었어.' 이건 핑계다. 진짜 문제는 다른 거였다. 결제 시스템. 현금 흐름. 마진율. 숫자를 제대로 안 봤다. '문제 있으면 나중에 해결하지' 했다. '나중'은 오지 않았다. 2012년부터 2020년까지 8년. 38살의 내가 42살이 됐다. 다시는 이렇게 하지 말자. 구체적으로 다르게 해야 한다. 세 번째는 다르게 시작했다 2022년. 헬스케어 앱. 모두가 좋아했다. "좋은 아이디어네요. 큰 시장이고요." 나는 거절했다. "일단 망가지는 방식부터 생각해봤어요." 투자자들은 웃었다. "긍정적이네. 나는 그런 말 많이 안 들어요." 나는 진지했다. 현금 흐름부터 매출이 아니라 현금을 봤다. 구독료 30%. 할인 20%. 마케팅 30%. 여기서 흑자. 이게 목표. 첫 번째 회사: 유통 가격 30% 마진인데 마케팅에 40% 썼다. 두 번째 회사: 결제 시스템이 현금을 2주 뒤에 줬다. 그 동안 비용은 계속 나갔다. 배웠다. 매출 = 수익이 아니다. 현금 = 생명이다. '월 1.5억 매출, 흑자 전환 목전'은 숫자가 아니라 현실이다. 월 2억을 해도 적자인 회사는 많다. 스케일 욕심 버리기 처음 6개월. 마케팅 1000만원. "너무 적어요. 시장이 크잖아요." 나는 버텼다. "이 1000만원으로 100명이 오게 돼요. 그 100명에게서 배울 게 있어요. 그 다음이 2000만원. 그 다음이 3000만원." 느렸다. 느렸는데, 버텼다. 첫 번째는 첫 달에 1억을 썼다. 광고료. 매출은 3000만원. 두 번째는 더 심했다. 왜? '빨리 커야 한다'고 생각했으니까. '경쟁사보다 먼저 시장 점유해야 한다'고 생각했으니까. 세 번째는 느렸다. 100명. 1000명. 1만명. 각 단계에서 배웠다. 문제는 여기서 발견된다. 크면 클수록 문제 찾기 어렵다.팀을 천천히 뽑기 지금 10명. 2년에 10명. "너무 느렸어요." 맞다. 느렸다. 첫 번째 회사: 첫 해에 15명을 뽑았다. 대부분 '친구'였다. 결국 남은 사람 3명. 두 번째: 팀 8명인데 6명이 코로나 동안 떠났다. '회사가 망할 것 같은데 왜 남아있겠어?' 세 번째는 다르게 했다. 면접 때 이 질문을 한다. "만약에 이 회사가 2년 뒤에 망한다면요?" 사람들은 웃는다. "에이, 뭔 소릴." 나는 웃지 않는다. "진심이에요. 만약 망한다면?" 답변을 본다. 떨어지는 사람도 있다. 이 질문에. 남은 사람들과 일한다. 지금의 10명은 '이 회사가 실패해도 함께할 사람들'이다. 위기가 오면 느껴진다. 차이가. 투자는 받되, 의존하지 않기 시리즈A 30억. 그런데 월 1.5억 매출에서 흑자 전환 목전. 투자받은 돈은 거의 안 썼다. 예비금으로만 뒀다. "왜요? 마케팅하고 개발 더 하고 팀 불리고." 내 답변: "세상 모르니까요." 첫 번째: 1억을 받았는데 6개월에 다 썼다. 그 다음은 빌린 돈이었다. 두 번째: 5억을 받았는데 18개월에 다 썼다. 코로나 터지기 1주일 전에 통장이 비었다. 패턴을 봤다. 돈을 받으면 더 쓴다. 더 써도 해결이 안 된다. 차라리 없는 것처럼 산다. 구독료로 먹고산다. 투자받은 돈은 진짜 위험할 때만. 투자자들은 처음엔 좋아하지 않았다. "투자받은 돈을 왜 안 써요?" 지금은 다르다. "3년 버틸 수 있는 회사네요. 저희는 투자받은 회사가 6개월 만에 부족하다고 울어댈 때가 제일 무섭아요."보수는 약이 아니라 독이 될 수도 있다 지금의 고민이 이거다. '너무 신중한 건 아닐까?' 시장은 변한다. 경쟁사는 뛴다. 내가 기회를 놓치는 건 아닐까? 어제 팀과 회의했다. 'AI 기술 도입할까요?' 나는 생각했다. 30분. "일단 우리 서비스에서 AI가 꼭 필요한가요?" "아직은... 아니긴 한데." "그럼 1년 뒤에 하죠. 경쟁사가 하면 더 빨리 배울 수 있어요." 팀원이 웃었다. "이전 같으면 '바로 해' 했을 거 같은데." 맞다. 첫 번째, 두 번째에는 '좋아 보이는 거' 다 했다. 기술도. 마케팅도. 파트너십도. 세 번째는 '필요한 거'만 한다. 그런데 이것도 위험하다. '필요하다'는 판단이 틀릴 수 있으니까. 나는 매일 이 줄타기 위에 있다. 한쪽 끝은 '파산'. 다른 쪽 끝도 '파산'. 가끔 옛 상처가 연다 밤 11시. 아내가 자고 있고 나는 슬랙 알림을 본다. [우리 팀 채널] 완성도 이슈 있음 [투자자 채널] 다음 달 매출 예상? [동료 창업가 채널] 우리 C라운드 받음 ㅇㅇ 과자를 집어먹는다. 손가락 세 개가 움직인다. '이번엔 망하지 않을 거야.' 하지만 모른다. 2020년 3월도 '괜찮을 거야'였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생각한다. 매출이 50% 떨어지면? 주요 고객 5명이 떠나면? 개발자가 2명 그만두면? 계산한다. 현금이 몇 개월 버틸 수 있는지. 8개월. '8개월이면 뭔가 하겠지.' 하겠지, 라고 중얼거린다. 42살의 창업가 이번엔 체력이 문제다. 아침 6시에 일어난다. 1시간 운동. 7시에 샤워. 8시에 사무실. 예전엔 이게 기본이었다. 지금은 이게 다다. 저녁 8시에 집에 간다. 9시에 자려고 한다. 하지만 보통 11시까지 자료를 본다. 몸은 피곤하다. 머리는 안 된다. 안 된다는 게 정확한 표현이다. '전략' '계획' 이런 게 빠르게 안 떠오른다. 예전엔 산책하다가 '아, 이렇게 하면 되겠네!'였다. 지금은 '아, 뭔가 놓친 게 있는데...'가 며칠을 간다. 나이 들었다는 걸 느낀다. 가장 많이 느끼는 순간은 후배들한테 조언할 때다. '제가 20대 때 이렇게 하니까 성공할 줄 알았어요.' '그런데 30대 때는 이게 먹히지 않더라고요.' '40대 지금은 이렇게 해요.' 후배들은 노트한다. '이 형이 맞는 말 하네.' 나는 생각한다. '내가 이 말을 20년 전에 알았으면... 아니, 그때는 이 말이 통하지 않았을 거야.' 경험은 돈으로 살 수 없다. 하지만 시간도 돈이 아니고 생명이다. 다음 목표는 엑싯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묻는다. "엑싯 목표 언제예요?" 나는 사실 모른다. 그 전에 '살아남기'가 먼저다. 첫 번째, 두 번째 때는 '큰 돈'을 생각했다. 대박. 성공. 유니콘. 지금은 다르다.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를 생각한다. 그게 뭐냐면. 현재 매출로 팀을 유지할 수 있고. 조금씩 성장하고. 문제가 생기면 풀 수 있는. 그런 회사. 엑싯은 그 다음이다. 아마도 3년 뒤쯤? 아니면 5년? 모르겠다. "너무 꿈 없는 거 아닌가요?" 아니다. 두 번 실패하니까 알았다. 꿈은 중요하다. 하지만 현금도 중요하다. 계획도 중요하다. 하지만 변수도 중요하다. 다 중요하다. 이번엔 달라야 한다 출근할 때마다 생각한다. '이번엔 다르게 한 거야.' '현금을 본 거야.' '천천히 간 거야.' '팀을 제대로 뽑은 거야.' 그런데 가끔. 밤 2시쯤 사무실에서 혼자 있을 때. 생각한다. '그래도 망하면?' 그 질문의 답은 없다. 없는데, 있다. '그래도 다시 한다' 여섯 번째까지 할 자신은 없다. 다섯 번째도 싫다. 네 번째도 싫다. 이번이 마지막이어야 한다. 마지막은 '성공'이어야 한다. 그래서 오늘도 온다. 아침 6시 알람. 1시간 운동. 7시 샤워. 8시 사무실. 같은 패턴. 다른 마음.한 번 망한 창업가가 두 번 망하면, 그 다음부터는 보이는 게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