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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시나리오부터 생각하는 버릇, 언제부터 생겼을까

최악의 시나리오부터 생각하는 버릇, 언제부터 생겼을까

최악의 시나리오부터 생각하는 버릇, 언제부터 생겼을까 오늘도 최악부터 아침 회의. 신규 마케팅 캠페인 안건. 팀원이 발표한다. "이번 캠페인으로 유저 10만 확보 예상됩니다." 내 머릿속. "10만? 만약 1만도 안 오면? 예산 5000만원 날리면? 다음 시리즈B 투자 어떻게 받지? 런웨이는 8개월인데?" 입 밖으로. "좋은데, 최악의 경우는 어떻게 되는 거지?" 팀원들 표정이 굳는다. 또 시작이다.이게 매번이다. 신규 기능 개발. "개발 실패하면?" HR 채용. "3개월 만에 퇴사하면?" 제휴 제안. "상대가 배신하면?" 최악부터 생각한다. 항상. 팀원들은 내가 부정적이라고 느낄 거다. 아닌데. 그냥 조심스러운 거다. 신중한 거다. 그런데 요즘 의문이 든다. 이게 정말 신중함일까. 아니면 그냥 겁일까. 2012년, 첫 번째 망함 소셜커머스 창업. 27살. 그때는 최악의 시나리오 따위 없었다. "될 거야. 안 되면 또 하면 되지." 투자 받았다. 5억. 사무실 얻었다. 강남. 직원 뽑았다. 20명. 6개월 만에 월 매출 3억. 신났다. "1년 안에 100억 간다." 더 투자받았다. 15억 추가. 사무실 넓혔다. 직원 40명. 그리고 망했다. 경쟁사들 가격 전쟁. 마진 마이너스. 재구매율 10%. 고객센터에 환불 요청만 쌓였다. 투자금 다 썼다. 급여 못 줬다. 직원들 나갔다. 사무실 뺐다. 3년 만에 폐업.그때 배웠다. "될 거야"는 근거가 아니라는 걸. 변한 건 그때부터 두 번째 창업. 2017년. 32살. 이번엔 달랐다. 모든 결정에 "만약 안 되면?"을 붙였다. 직원 채용. "이 사람이 3개월 안에 그만두면 우리 번아웃은?" 마케팅 예산. "이 금액 날리면 런웨이는?" 제휴 계약. "상대가 조건 안 지키면?" CFO가 말했다. "대표님, 너무 보수적이신 거 아닙니까?" 그래서 뭐. 조심하는 게 죄야? 그런데 그게 문제였다. 좋은 기회가 왔다. 대형 유통사 제휴. "우리 앱을 전국 500개 매장에 깔겠다." 조건이 있었다. 3개월 안에 기능 10개 추가 개발. 투자 필요. 10억. 나는 거절했다. "만약 개발 못 끝내면? 만약 유통사가 계약 파기하면? 10억 날리면 우리 죽는다." CFO가 말했다. "이 기회 놓치면 우리도 죽습니다." 나는 안 했다. 3개월 후. 경쟁사가 그 자리 차지했다. 6개월 후 그 경쟁사 시리즈B 200억 투자 받았다. 우리는 그대로였다. 코로나, 그리고 두 번째 망함 2020년. O2O 서비스. 오프라인 기반. 코로나 터졌다. 매출 90% 증발. 그때도 최악의 시나리오는 생각했었다. "경기 침체 오면?" "경쟁 심해지면?" 근데 팬데믹은 생각 못 했다. 이건 최악을 넘어선 재앙이었다. 6개월 버텼다. 직원 절반 정리해고. 급여 반토막. 사무실 축소. 투자자들 만났다. "브릿지 투자 부탁드립니다." 거절당했다. "이 업종은 당분간 어렵습니다." 버틸 수 없었다. 폐업.두 번 망했다. 37살. 이혼했다. 아내가 말했다. "당신이랑은 못 살겠어요. 당신 사업보다 제가 소중한 적이 없었잖아요." 맞는 말이었다. 세 번째, 그리고 지금 2022년. 세 번째 창업. 헬스케어 앱. 이번엔 정말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다. 42살에 또 망하면 재기 불가능. 그래서 더 조심스러워졌다. 모든 결정에 최악의 시나리오부터 짰다. 개발 일정. "2주 지연되면?" 마케팅 채널. "CAC가 예상의 2배면?" 직원 증원. "매출 성장 안 되면?" CTO가 말했다. "대표님, 우리 너무 느린 거 아닙니까? 경쟁사들은 벌써 시리즈B인데." 나는 답했다. "천천히 가도 망하지만 않으면 돼." 근데 맞는 말일까. 우리 월 매출 1.5억. 2년 걸렸다. 경쟁사는 6개월 만에 3억 찍었다. 우리 직원 10명. 경쟁사는 50명. 우리 시리즈A 30억. 경쟁사는 시리즈B 150억. 그래도 우리는 아직 살아있다. 흑자 전환 목전이다. 경쟁사 3개 중 2개는 벌써 망했다. 과도한 투자, 빠른 성장, 지속 불가능한 구조. 오늘 오후, 또 회의 투자사에서 연락 왔다. "추가 투자 30억 가능합니다. 대신 6개월 안에 매출 5배 성장 필요합니다." 팀원들 눈빛이 반짝인다. 기회다. 나는 묻는다. "만약 5배 성장 못 하면?" 투자사 담당자. "그럼 다음 라운드는 없습니다." 최악의 시나리오. 30억 받는다. 직원 30명으로 증원. 마케팅에 20억 쓴다. 매출 3배밖에 안 오른다. 다음 투자 못 받는다. 런웨이 6개월. 급여 못 준다. 또 망한다. "검토해보겠습니다." 답했다. 회의 끝나고 CTO가 말한다. "대표님, 이거 놓치면 안 됩니다." CFO가 말한다. "리스크는 있지만 기회입니다." 나는 안다. 내가 너무 조심스럽다는 걸. 버릇일까, 트라우마일까 퇴근길. 차 안. 생각했다. 내가 최악의 시나리오부터 생각하는 버릇. 이게 언제부터였나. 정확히는 2012년 폐업 후부터다. 첫 번째 망한 후. 그 전엔 안 그랬다. "될 거야"였다. 근거 없는 낙관. 망하고 나서 배웠다. 될 것 같아도 안 되는 게 사업이다. 준비 안 하면 죽는다. 그래서 최악부터 준비했다. 근데 이게 신중함일까. 아니면 그냥 겁일까. 신중함이라면. 리스크를 줄이는 합리적 접근. 지속 가능한 성장. 망하지 않는 전략. 겁이라면. 과거의 트라우마. 또 실패할까 봐. 또 직원들한테 미안할까 봐. 또 가족 잃을까 봐. 솔직히 모르겠다. 구분이 안 된다. 신중함과 겁의 경계. 합리적 판단과 트라우마의 경계. 아내의 한마디 집에 왔다. 10시. 아내가 저녁 차렸다. "회의 어땠어?" "투자 제안 받았어. 30억. 근데 조건이 빡세." "받을 거야?" "모르겠어.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면..." 아내가 끊는다. "당신 그거 알아?" "뭐?" "당신, 최악의 시나리오 생각하느라 최선의 시나리오는 생각 안 해." 뜨끔했다. "만약 잘 되면? 만약 5배 아니라 10배 성장하면? 만약 이게 마지막 기회면?" 말문이 막혔다. "당신이 조심스러운 건 이해해. 두 번 망했으니까. 근데 그게 다음 성공을 막으면 안 되잖아." 맞는 말이다. 나는 항상 망할 경우만 생각했다. 잘 될 경우는 생각 안 했다. 왜냐하면. 잘 될 거라고 믿었다가 망했으니까. 두 번이나. 그게 트라우마다. 밤 11시, 혼자 아내 자고. 나 혼자 거실. 노트북 켰다. 엑셀 시트. 최악의 시나리오 계산. 30억 받는다. 직원 30명. 마케팅 20억. 매출 3배. 다음 투자 실패. 런웨이 6개월. 망한다. 계산 끝났다. 그리고 새 시트를 켰다. 처음으로. "최선의 시나리오". 30억 받는다. 직원 30명. 마케팅 20억. 매출 7배. 다음 투자 200억. 시리즈C. 엑싯 가능성. 숫자를 보니 기분이 이상하다. 가슴이 뛴다. 근데 동시에 무섭다. 이 설렘을 믿어도 될까. 2012년에도 이랬다. 2017년에도 이랬다. 그리고 망했다. 근데 안 믿으면. 영원히 작은 회사로 남는다. 안전하게. 조금씩. 그리고 기회는 다 놓친다. 내일 아침 투자사한테 답해야 한다. 아직 결정 못 했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완벽하게 준비했다. 엑싯 플랜. 직원 정리해고 순서. 사무실 축소 계획. 개인 파산 시나리오까지. 근데 최선의 시나리오는. 막상 써놓고 보니 낯설다. 오랜만이다. 이런 상상. 신중함일까, 겁일까. 여전히 모르겠다. 근데 아내 말이 맞는 것 같다. 최악만 생각하면 최선은 절대 안 온다. 어쩌면 이게 답일지도. 최악을 준비하되, 최선을 믿는 것. 망할 수도 있다. 세 번째로. 근데 안 망할 수도 있다. 처음으로. 새벽 2시 아직도 못 잤다. 엑셀 시트 두 개를 번갈아 본다. 최악. 최선. 최악. 최선. 42살. 세 번째 창업. 두 번 망한 놈. 최악의 시나리오부터 생각하는 버릇. 2012년부터 10년째. 이게 날 지켜줬다. 이번 회사가 2년 동안 안 망한 이유. 근데 이게 날 가두기도 했다. 더 큰 기회를 놓친 이유. 내일 아침. 투자사한테 전화한다. 뭐라고 답할지는. 아직 모르겠다. 근데 한 가지는 안다. 신중함이든 겁이든. 이 버릇 때문에 여기까지 왔다. 그리고 이 버릇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다음이 결정된다.최악을 준비하는 건 맞다. 근데 최선도 믿어야 한다. 그게 창업가다.

전처 사이 아들과 한 달에 한 번 만날 때의 마음

전처 사이 아들과 한 달에 한 번 만날 때의 마음

한 달에 한 번, 아들과 토요일 오후 2시 약속 시간 30분 전에 도착했다. 또 그랬다. 스타벅스 앞에서 왔다 갔다 한다. 들어가서 앉아 있으면 너무 기다리는 것 같고. 밖에 서 있으면 너무 간절해 보일 것 같고. 결국 들어가서 아메리카노를 주문한다. 창가 자리에 앉는다. 핸드폰을 본다. 2시 18분. 아들은 항상 정각에 온다. 전처가 그렇게 가르쳤을 것이다.첫 번째 창업 실패하고 이혼했을 때 아들은 7살이었다. 지금 중학교 2학년. 8년. 한 달에 한 번씩 만났다. 96번. 빠진 적은 세 번. 두 번째 회사 망할 때 두 번, 코로나로 한 번. 전처는 말이 없었다. "괜찮아요. 다음에 봐요." 그게 더 미안했다. 2시 정각 문이 열린다. 아들이 들어온다. 182cm. 나보다 크다. 언제 이렇게 컸나. "왔어?" "네." 아직도 존댓말이다. "뭐 마실래?" "아이스 아메리카노요." "아직 중학생인데 커피 마셔도 돼?" "엄마도 마시래요." 엄마. 그 단어가 나올 때마다 조금 아프다. 나는 '아빠'인데.주문하고 다시 자리에 앉는다. "요즘 학교는?" "괜찮아요." "성적은?" "그냥요." "친구들이랑은?" "네." 대화가 안 된다. 예전부터 그랬다. 나는 한 달에 한 번 만나는 아버지다. 아들의 일상을 모른다. 좋아하는 게임이 뭔지, 어떤 유튜버를 보는지, 요즘 고민이 뭔지. 전처는 알 것이다. 매일 아침 깨우고, 밥 챙겨주고, 숙제 확인하고. 나는 한 달에 한 번 밥 사주는 사람. 회사 이야기를 꺼낸다 "아빠 회사가 요즘 좀 잘 돼가." "네." "이번 달에 투자도 받았어. 30억." "...많이 받으셨네요." 받으셨네요. 이 거리감. "그래. 이번엔 잘될 것 같아. 전에 두 번 실패했잖아. 그때 배운 게 많아서." 아들이 커피를 마신다. 대답이 없다. 나는 왜 회사 이야기를 하는가. 아들한테 보여주고 싶어서다. '아빠가 이번엔 성공할 거야.' '아빠도 괜찮은 사람이야.' '아빠를 자랑스러워해도 돼.' 하지만 아들은 관심이 없다. 당연하다. 7살 때 아빠는 집을 나갔다. "회사가 어려워서 그래." 그게 마지막으로 들은 말이었을 것이다.아들은 나를 어떻게 볼까 가끔 생각한다. 아들의 기준으로 나는 어떤 아버지인가. 첫 번째: 집을 나간 아버지. 두 번째: 사업 실패한 아버지. 세 번째: 한 달에 한 번 만나는 아버지. 네 번째: 재혼한 아버지. 좋은 게 하나도 없다. 친구들 아버지는 매일 집에 온다. 운동회 때 온다. 학부모 상담 때 온다. 나는 한 번도 가본 적 없다. 전처가 "와도 돼요" 하면 갈 건데. 전처는 말하지 않는다. 내가 먼저 말할 용기도 없다. "아빠가 가도 괜찮을까?" "...별로 오는 학부모 없어요." 거짓말인 걸 안다. 아들은 나를 배려한다. 14살이. 그게 더 미안하다. 성공하면 달라질까 이번 회사가 잘 되면. 시리즈B 받고, 유니콘 되고, 엑싯하면. 아들이 나를 다르게 볼까. '우리 아빠 회사 팔아서 100억 벌었대.' 친구들한테 자랑할까. 그럼 나는 괜찮은 아버지가 될까. 아니다. 그게 아니다. 아들이 원하는 건 돈이 아니다. 매일 밤 "잘자" 해주는 아빠다. 숙제 봐주는 아빠다. 학교 행사에 오는 아빠다. 나는 그걸 못 해줬다. 8년 동안. 그리고 앞으로도 못 해줄 것이다. 그 죄책감을 회사 성공으로 메우려는 것이다. 아들한테가 아니라. 내 자신한테. "아빠는 나쁜 아버지가 아니야." 그렇게 말하고 싶은 것이다. 3시 30분 한 시간 반이 지났다. 늘 이맘때 헤어진다. "담달에 보자." "네." "연락해." "네." "공부 열심히 하고." "네." 아들이 일어난다. 나도 일어난다. 악수를 한다. 포옹은 안 한다. 언제부터인가 안 했다. 아들이 문을 나간다. 뒷모습이 보인다. 어깨가 넓어졌다. 성인 같다. 나는 자리에 다시 앉는다. 식은 커피를 마신다. 쓰다. 돌아오는 길 차에 탄다. 시동을 건다. 라디오를 끈다. 아들과 해어질 때마다 생각한다. '다음엔 더 잘해야지.' '더 재밌는 이야기를 준비해야지.' '관심사를 물어봐야지.' 하지만 다음 달에도 똑같다. "요즘 어때?" "괜찮아요." 나는 변하지 않는다. 아들도 변하지 않는다. 우리 사이도 변하지 않는다. 8년이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회사 성공해도 마찬가지다. 돈 더 벌어도 마찬가지다. 나는 한 달에 한 번 만나는 아버지다. 아들의 일상에 없는 사람이다. 그게 내가 선택한 것이다. 창업을 선택했고. 실패했고. 이혼했고. 재혼했고. 다시 창업했다. 아들은 선택하지 않았다. 그냥 그렇게 된 것이다. 저녁 8시 집에 도착한다. 아내가 "어떻게 됐어?" 묻는다. "그냥." "밥은?" "먹고 올게." 밖으로 나간다. 혼자 먹는다. 김치찌개. 핸드폰을 본다. 아들한테서 온 메시지는 없다. 늘 그렇다. 나만 기다린다. 문자를 쓴다. "잘 들어갔어?" 10분 후 답이 온다. "네." 그게 끝이다. 나는 아들한테 좋은 아버지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선택했다. 창업을. 꿈을. 성공을. 아들보다. 그걸 인정하기 싫어서. 회사 성공하면 괜찮을 거라고. 그렇게 믿고 싶어서. 한 달에 한 번 만난다. 토요일 오후 2시. 스타벅스에서. 한 시간 반. 그리고 또 한 달을 기다린다.아들은 내 성공을 원하지 않는다. 그냥 아빠를 원한다. 하지만 나는 성공해야 좋은 아빠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이 모순을 안다. 하지만 멈출 수 없다. 그게 나니까.

밤 11시, 침대에 누워 경쟁사 분석을 하는 창업가

밤 11시, 침대에 누워 경쟁사 분석을 하는 창업가

밤 11시, 침대에 누워 경쟁사 분석을 하는 창업가 11시 10분 침대에 누웠다. 아내는 이미 잤다. 나는 아이패드를 켰다. 경쟁사 A의 앱스토어 리뷰를 확인한다. 오늘 새 리뷰 37개. 어제는 22개였다. 증가 추세다. "결제가 편해졌어요. 이제 자주 쓸 것 같아요." 이런 댓글이 8개다. 결제 프로세스를 개선했구나. 우리는 아직 3단계다. 2단계로 줄여야 한다. 메모했다. 경쟁사 B는 블로그에 케이스 스터디를 올렸다. 3일 전이다. 읽는다. 1200자. MAU가 15% 증가했다는 내용이다. 어떻게 했을까. 푸시 알림 개선이라고 한다. 우리 푸시 오픈율은 12%다. 업계 평균은 15%다. 이것도 메모. 시계를 본다. 11시 28분. 아직 이르다.첫 번째 실패 때 2012년이었다. 소셜커머스를 했다. 그때는 경쟁사 분석 같은 거 안 했다. '우리가 제일 잘하지'라고 생각했다. 자신감이 넘쳤다. 32살이었다. 3년 후 폐업했다. 경쟁사들은 살아남았다. 그들이 뭘 했는지 나는 몰랐다. 관심이 없었으니까. 두 번째 실패는 달랐다. 2017년 O2O 서비스. 경쟁사 추적은 했다. 근데 코로나가 왔다. 어쩔 수 없었다. 그래도 배웠다. 시장을 알아야 산다는 것. 경쟁자의 움직임을 알아야 대응한다는 것. 지금은 세 번째다. 이번엔 안 질 거다. 11시 52분 링크드인을 연다. 경쟁사 직원들 동향을 본다. 경쟁사 C의 마케팅 팀장이 이직했다. 3일 전이다. 어디로 갔을까. 프로필을 확인한다. 스타트업 D로 갔다. CTO 출신이 만든 회사다. 흠. 경쟁사 C가 흔들리나. 마케팅 팀장이 떠났으면 타격이 클 거다. 우리 마케팅 예산을 10% 더 써야 하나. 고민이다. 경쟁사 E는 채용공고를 올렸다. 시니어 개발자 3명. 급하게 키우려나 보다. 시리즈B 받았다는 소문이 있었다. 확실한가 보다. 우리는 시리즈A 이후 18개월 지났다. 다음 라운드는 내년 상반기다. 그전에 MAU 50만을 찍어야 한다. 지금 32만이다. 6개월에 18만. 가능하다. 가능해야 한다.아내가 깼다 "또 하고 있어?" "응. 조금만." "내일 아침 미팅 있잖아. 8시." "알아." 침묵. 아내가 다시 눕는다. 미안하다. 근데 안 할 수가 없다. 예전 아내는 이해 못 했다. 첫 번째 창업 때다. "왜 집에서까지 일해?"라고 물었다. 나는 답을 못 했다. 그냥 해야 했으니까. 이혼 사유는 여러 가지였다. 근데 그것도 하나였을 거다. 내가 일에 미쳐 있었던 것. 지금 아내는 다르다. 프리랜서라 안다. 일이 생활이 되는 걸. 그래도 걱정한다. 건강을. 나도 안다. 이렇게 사는 게 정상은 아니란 걸. 근데 선택이 아니다. 생존이다. 12시 18분 테크크런치 기사를 읽는다. 헬스케어 섹터 펀딩 트렌드. 올해 3분기까지 120억 달러. 작년 대비 15% 감소. 시장이 식었다. 투자자들이 신중하다. 우리 시리즈B도 쉽지 않을 거다. 근데 경쟁사 F는 받았다. 3주 전. 800만 달러. 어떻게 받았을까. 투자 자료를 구할 수 있을까. 없겠지. 창업가 커뮤니티에 물어볼까. 아니다. 티 난다. "또 경쟁사 신경 쓰네"라고 할 거다. 예전에 한 멘티가 물었다. "대표님은 왜 그렇게 경쟁사를 많이 보세요?" 대답했다. "두 번 망해봐. 그럼 알아." 냉소적으로 들렸을 거다. 근데 진심이었다.강박인가 습관인가 가끔 생각한다. 이게 강박인가. 성공할 때까지 쉴 수 없다는 생각. 경쟁사가 움직이면 우리도 움직여야 한다는 생각. 하루라도 놓치면 뒤처진다는 생각. 정신과 의사 친구한테 물어봤다. 작년이었다. "그게 강박장애는 아니야. 근데 건강하진 않아." "그럼 뭔데." "생존 본능. 과도하게 발달한." 웃었다. 맞는 말이다. 두 번 실패하면 트라우마가 생긴다. '또 망하면 어쩌지.' 이 생각이 매일 든다. 아침에 일어나면. 점심 먹을 때. 밤에 누우면. 그래서 확인한다. 경쟁사를. 시장을. 숫자를. 확인하면 안심이 된다. 조금. 12시 47분 슬랙 메시지가 왔다. CTO다. "아직 안 주무세요?" "응. 너도?" "배포 테스트 중이에요. 근데 대표님, 내일 회의 때 경쟁사 B 얘기 하실 거죠?" "어떻게 알았어." "맨날 하시잖아요 ㅋㅋ" 웃었다. 티가 나나 보다. CTO가 또 보냈다. "근데 저도 봤어요. 푸시 개선한 거. 우리도 해야 할 것 같아요." "그치? 내일 얘기하자." "네. 주무세요. 8시 미팅이요." "알았어." CTO는 28살이다. 첫 창업이다. 실패를 모른다. 그래서 여유롭다. 부럽다. 나도 저랬다. 근데 지금은 못 그런다. 양면성 이 생활이 나쁜 건 아니다. 경쟁사 분석 덕분에 우리가 빨리 움직인 적이 많다. 작년에 경쟁사 A가 구독 모델을 도입했다. 나는 3일 후에 팀 회의를 잡았다. 2주 후에 우리도 론칭했다. 결과는 좋았다. 매출이 30% 늘었다. 올해 초에는 경쟁사 C의 UI 개편을 봤다. 그들이 한 실수를 우리는 안 했다. 덕분에 우리 앱 리텐션이 5% 올랐다. 정보는 힘이다. 시장을 아는 것은 무기다. 나는 그걸 안다. 근데 대가도 있다. 수면 시간. 주말. 아내와의 시간. 건강. 지난달 건강검진에서 불면증 진단을 받았다. 의사가 말했다. "스트레스 관리하세요." 어떻게. 창업하는데. 1시 13분 마지막으로 우리 앱 리뷰를 확인한다. 오늘 새 리뷰 12개. 별점 평균 4.2. 나쁘지 않다. "이 앱 없으면 못 살아요." 이런 댓글 하나. 저장했다. 힘들 때 본다. 아이패드를 끈다. 침대 옆 탁자에 놓는다. 천장을 본다. 어둡다. 내일 할 일을 생각한다. 8시 투자자 미팅. 10시 팀 회의. 2시 파트너사 미팅. 6시 멘티 상담. 경쟁사 얘기를 언제 할까. 10시 회의 때 하자. 푸시 개선, 결제 프로세스, 경쟁사 C의 팀장 이탈. 준비됐다. 눈을 감는다. 이번엔 잠이 안 온다. 늘 그렇다. 생각이 꼬리를 문다. 경쟁사가, 숫자가, 리스크가. 42살이다. 세 번째 창업이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한다. 성공할 때까지 쉴 수 없다. 그게 강박이든 습관이든. 두 번 망했다. 세 번째는 안 망한다. 그러려면 알아야 한다. 시장을, 경쟁사를, 모든 걸. 그래서 오늘도 밤 11시에 침대에 누워 경쟁사를 분석했다. 내일도 그럴 거다. 모레도. 성공할 때까지.1시 28분. 겨우 잠이 온다. 내일 또 싸운다.

저녁 8시 퇴근, 과거의 나는 밤 12시까지 일했다

저녁 8시 퇴근, 과거의 나는 밤 12시까지 일했다

저녁 8시 퇴근, 과거의 나는 밤 12시까지 일했다 오늘도 8시에 나왔다 8시 05분. 사무실 불 끈다. 팀원들은 이미 다 갔다. 6시 반에 먼저 가라고 했다. 막내가 미안해하길래 "빨리 가"라고 했다. 엘리베이터에서 핸드폰 본다. 밀린 메시지 확인. 투자사 이사님 메시지. "내일 점심 괜찮으세요?" 괜찮다고 답장. 1층 로비 나서니 서늘하다. 11월이다. 패딩 입을 때가 됐다. 걸으면서 생각한다. 예전엔 이 시간에 저녁 먹었다. 그리고 다시 올라갔다. 12시까지. 어떤 날은 새벽 2시. 지금은 8시면 끝이다. 집에 간다. 아내가 기다린다.첫 번째 실패, 몸이 알려줬다 2012년. 스물아홉. 첫 창업. 매일 밤 12시까지 일했다. 자랑이었다. "나 어제 3시에 잤어." 동료들이랑 경쟁했다. 누가 더 안 자나. 소셜커머스였다. 쿠팡 따라잡겠다고 했다. 웃긴다. 지금 생각하면. 직원 5명. 다들 20대. 체력 좋았다. 나도 좋았다. 하루 4시간 자도 괜찮았다. 2년차 되니 몸이 이상했다. 어지러웠다. 계단 오르면 숨 찼다. 병원 갔다. "과로입니다. 쉬세요." 안 쉬었다. 못 쉬었다. 회사가 안 돌아간다고 생각했다. 내가 없으면 망한다고 믿었다. 3년차. 회사 망했다. 투자 못 받았다. 시장이 포화됐다. 경쟁사가 너무 컸다. 망하던 날 밤. 혼자 사무실에 남았다. 3시까지 앉아 있었다. 아무것도 안 했다. 그냥 앉아 있었다. 집에 가니 아내(그때는 아내였다)가 자고 있었다. 옆에 누웠는데 잠이 안 왔다. 심장이 빨리 뛰었다. 숨이 안 쉬어졌다. 응급실 갔다. 공황장애였다. 그때 깨달았어야 했다. 몸이 신호를 보냈다는 걸. 안 깨달았다.두 번째 실패, 마음이 알려줬다 2017년. 서른여섯. 재기. 이혼하고 2년 뒤였다. 다시 시작했다. O2O 서비스. 배달 관련이었다. 이번엔 다르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일찍 퇴근하겠다고. 10시에는 나가겠다고. 못 지켰다. 또 12시까지 일했다. 습관이었다. 내가 더 해야 성공한다고 믿었다. 직원들도 늦게까지 있었다. 내가 있으니까. 먼저 가기 미안해했다. 나도 "먼저 가"라고 안 했다. 분위기가 험악했다. 다들 피곤했다. 회의 때 짜증 났다. 사소한 것으로 싸웠다. 투자사에서 연락 왔다. "팀 분위기가 안 좋다는데요?" CFO가 퇴사 의사 밝혔다는 얘기였다. 놀랐다. CFO랑 얘기했다. "왜요?" 물었다. "대표님, 전 9시에 가고 싶어요. 근데 대표님이 계시면 못 가요." 충격이었다. 나 때문이었다. 그 후로 바꾸려고 했다. 9시에 퇴근하겠다고 선언했다. 일주일 지켰다. 그다음 주에 또 늦게까지 있었다. 고쳐지지 않았다. 2019년. 코로나 왔다. 회사 망했다. 이번엔 내 잘못이 아니었다. 근데 망할 때쯤엔 팀이 남아 있지 않았다. 다들 떠났다. 나 혼자였다. 병원 또 갔다. 우울증이었다. 약 먹었다. 6개월. 그때 깨달았다. 오래 일한다고 성공하는 게 아니라는 것. 지속 가능해야 한다는 것.세 번째 창업, 규칙을 정했다 2021년. 마흔. 다시 시작했다. 헬스케어 앱.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다. 첫날 팀원들한테 말했다. "8시에 퇴근합니다. 저도, 여러분도. 예외 없습니다." 다들 놀랐다. "진짜요?" 물었다. "진짜"라고 했다. 규칙 정했다. 8시면 불 끈다. 주말엔 카톡 안 한다. 급한 일은 전화한다. 휴가는 꼭 쓴다.처음엔 불안했다. 경쟁사는 밤늦게까지 일한다는 얘기 들었다. 우리는 뒤처지는 거 아닌가. 망하는 거 아닌가. 참았다. 규칙 지켰다. 8시에 퇴근했다. 3개월 지나니 달라졌다. 팀 분위기가 좋았다. 회의 때 웃었다. 아이디어가 많이 나왔다. 6개월 뒤 시리즈A 투자 받았다. 30억. 투자사 대표가 물었다. "비결이 뭐예요?" "8시에 퇴근합니다"라고 했다. 웃으면서 "농담 아니에요"라고 덧붙였다. 진짜였다. 팀이 건강해야 회사가 산다. 나 혼자 밤새워봤자 소용없다. 10명이 8시간씩 집중하는 게, 1명이 16시간 하는 것보다 낫다. 8시 퇴근이 주는 것들 요즘 루틴이 있다. 8시 5분. 사무실 나온다. 걸어서 집에 간다. 30분 걸린다. 그 시간이 좋다. 하루를 정리한다. 8시 40분. 집 도착. 아내가 저녁 준비해뒀다. 같이 먹는다. TV 본다. 넷플릭스. 요즘은 일본 드라마. 10시. 책 읽는다. 경영서 아니다. 소설. 무라카미 하루키 다시 읽는 중. 11시. 잔다. 6시간 자려면 5시에 일어나야 하니까. 주말엔 일 안 한다. 토요일은 아내랑 시간 보낸다. 영화 보거나 전시 간다. 일요일은 혼자 시간. 운동하고 산책한다. 한 달에 한 번 전처 사이 아들 만난다. 저번 주에 만났다. 중학교 2학년. 키가 나보다 크다. 밥 먹으면서 얘기했다. 학교 얘기, 친구 얘기. "아빠 요즘 일찍 들어가?" 물었다. "응, 8시에"라고 했다. "좋겠다"라고 했다. 무슨 뜻인지 몰랐다. 집에 와서 생각했다. 좋다는 게 뭘까. 아마 예전 내가 새벽에 들어가던 걸 기억하나 보다. 맞다. 좋다. 8시 퇴근은 좋다. 나약함이 아니라 선택이다 창업가 모임 간다. 한 달에 한 번. 후배들이 많다. 저번 달에 한 후배가 물었다. 스물여섯. 첫 창업 1년차. "형, 저 요즘 새벽 3시까지 일하는데, 이게 맞나요?" "안 맞다"고 했다. "근데 경쟁사가 더 열심히 하는 것 같아요"라고 했다. "경쟁은 단거리가 아니라 마라톤이다. 3년, 5년, 10년 가야 한다. 새벽 3시까지 하면 1년 못 간다." "형도 예전엔 그렇게 하셨잖아요?" "그래서 두 번 망했다." 조용해졌다. 다들 나를 봤다. "나 두 번 망했다. 첫 번째는 몸이 망가졌다. 두 번째는 팀이 무너졌다. 세 번째는 다르게 한다. 8시에 퇴근한다. 그래서 지금까지 온다." "그럼 일이 덜 되는 거 아닌가요?" "아니다. 오히려 더 된다. 집중력이 다르다. 8시간을 100%로 쓰는 게, 16시간을 50%로 쓰는 것보다 낫다." 다들 고개 끄덕였다. 근데 안 믿는 눈빛이었다. 알았다. 나도 그랬으니까. 경험해봐야 안다. 가끔 후배들이 연락한다. "형, 조언대로 했어요. 8시에 퇴근했어요. 근데 불안해요." "불안한 게 정상이다. 나도 아직 가끔 불안하다. 참아라. 3개월만." 3개월 지나면 바뀐다. 몸이 회복된다. 마음이 편해진다. 팀이 건강해진다. 나약함이 아니다. 선택이다. 지속 가능성을 위한 선택이다. 오늘 밤 11시, 나는 잔다 지금 밤 10시 40분. 이 글 쓰고 있다. 11시에 자려고. 예전 같으면 지금 사무실이다. 혼자 남아서 일한다. 내일 회의 자료 만들고, 경쟁사 앱 분석하고, 투자사 보고서 쓴다. 지금은 집이다. 침대에 누워 있다. 아내는 옆에서 책 읽는다. 고양이(아내가 키우는)는 발치에서 잔다. 평화롭다. 회사는 돌아간다. 내가 없어도. 팀원들이 잘한다. 나보다 나은 부분도 많다. 내가 다 할 필요 없다. 내일 아침 6시에 일어난다. 운동한다. 8시에 출근한다. 하루 일한다. 8시에 퇴근한다. 이게 내 삶이다. 마흔둘의 삶이다. 두 번 망하고 배운 삶이다. 후회 없다. 이번엔 다르다. 오래 갈 수 있다. 그게 성공이다.8시 퇴근은 사치가 아니다. 생존이다.

아침 6시에 일어나는 습관이 마지막 창업을 지탱하는 이유

아침 6시에 일어나는 습관이 마지막 창업을 지탱하는 이유

아침 6시에 일어나는 습관이 마지막 창업을 지탱하는 이유 알람은 5시 59분 알람이 울린다. 6시. 손이 자동으로 움직인다. 끈다. 일어난다. 생각하면 못 일어난다. 화장실 가서 세수한다. 거울 속 내 얼굴. 42살. "오늘도 간다."창밖은 아직 어둡다. 서울 하늘이 조금씩 밝아진다. 이 시간이 좋다. 세상이 조용하다. 10년 전엔 이 시간에 잤다. 첫 번째 창업 때. 밤 11시부터 일한다고 했다. "밤에 집중된다"고. 망했다. 운동복 입는 순간 운동복을 입는다. 생각 없이. 루틴이니까. 처음엔 힘들었다. 두 번째 창업 망하고 나서. 재기하겠다고 결심했을 때. "체력이 자본이다." 누가 했던 말. 맞다.아내가 뒤척인다. 깨우지 않으려고 조심한다. 문 닫고 나간다. 엘리베이터에서 핸드폰 본다. 메시지 3개. 새벽에 온 거다. "나중에 봐야지." 새벽엔 안 본다. 규칙이다. 헬스장 러닝머신 헬스장 도착. 6시 15분. 여기도 사람 있다. 다들 뭔가 지키는 사람들이다. 러닝머신 올라간다. 속도 8. 천천히 시작. 30분 뛴다. 매일.뛰면서 생각한다. 오늘 할 일. 어제 못한 것. 근데 깊게는 안 생각한다. 그냥 뛴다. 숨 쉬고. 땀 흘리고. 몸이 깨어나는 느낌. 20대 때는 몰랐다. 운동이 이렇게 중요한지. 30대에 알았으면 좋았을걸. 첫 창업 망하고. 이혼하고. 그때 내 몸 상태 최악이었다. 84킬로였다. 지금은 72. 허리 통증 있었다. 지금은 없다. 잠 못 잤다. 지금은 잔다. 웨이트 20분 러닝 끝나고 웨이트. 무겁게 안 한다. 다칠까 봐. 42살이다. 회복 속도가 다르다. 이것도 배운 거다. PT 받는다. 월 40만 원. 비싸다. 근데 필요하다. 트레이너가 말한다. "대표님, 자세 흐트러져요." "집중하세요." "20대 아니시잖아요." 맞다. 20대 아니다. 그래서 더 해야 한다. 안 하면 망가진다. 팀원들 보면 안다. 26살 개발자. 밤새 코딩한다. 다음 날 멀쩡하다. 나는 못 한다. 밤새면 3일 간다. 그래서 아침이다. 사워하고 집에 7시 10분. 운동 끝. 샤워한다. 찬물로 마무리. 정신이 확 든다. 집 도착. 7시 30분. 아내가 커피 내린다. "갔다 왔어?" "응." 간단하게 대화한다. 길게 말 안 한다. 아침엔. 서로 알고 있다. 토스트 두 개. 계란 스크램블. 단백질 쉐이크 한 잔. 10분 안에 먹는다. 아내가 묻는다. "오늘 저녁은?" "미팅 있어. 9시쯤." "알았어." 고맙다. 전처는 이해 못 했다. "왜 이렇게 사냐"고 했다. 지금 아내는 안다. 내가 왜 이러는지. 말 안 해도 안다. 출근길 지하철 8시 출근. 일찍 가는 편이다. 팀원들은 10시. 지하철 탄다. 차 있다. 안 몬다. 운전하면 스트레스다. 지하철에서 뉴스 본다. 업계 소식. 경쟁사 동향. 30분이면 다 본다. 가끔 옛날 생각한다. 첫 창업 때. 새벽 3시에 퇴근했다. "밤샘이 열정"이라고 생각했다. "수면은 사치"라고 했다. 멍청했다. 두 번째 창업 때도. 조금 나아졌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무리했다. 코로나 오고. 망하고. 몸이 완전히 망가졌다. 불면증 6개월. 공황 발작 3번. "이러다 죽겠다" 싶었다. 그때 배웠다. 건강 없으면 아무것도 없다. 이번엔 다르게 한다. 사무실 도착 8시 30분. 사무실 도착. 텅 비었다. 좋다. 이 시간이. 커피 내린다. 두 번째. 자리 앉는다. 오늘 할 일 정리한다. 머리가 맑다. 운동하고 나면 이렇다. 결정이 명확하다. 투자자 미팅 자료. 9시까지 끝내야 한다. 집중한다. 팀원들 오기 전에. 중요한 일 끝낸다. 이것도 배운 거다. 오후엔 미팅 많다. 결재 많다. 집중 안 된다. 그래서 아침이다. 6시에 일어나는 이유. 이 두 시간 때문이다. 팀원들 출근 10시. 팀원들 온다. "대표님 일찍 오셨네요." 매일 듣는 말이다. "응. 아침 사람이라." 가볍게 답한다. 다들 안다. 내가 두 번 망했다는 거. 창업 커뮤니티 좁다. "장연쇄 대표, 세 번째래." 처음엔 신경 쓰였다. "또 실패하면?" "42살에 세 번째?" 지금은 괜찮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엔 준비됐다. 체력이 다르다. 마인드가 다르다. 루틴이 있다. 점심 회의 12시 30분. 점심. 팀원들이랑 먹는다. 회의 겸. 근처 식당. 제육볶음. "대표님은 항상 같은 메뉴시네요." "응. 편해서." 메뉴 고르는 것도 에너지다. 중요한 결정에 쓴다. 이것도 루틴이다. 식사하면서 얘기한다. 개발 진행 상황. 마케팅 지표. 다음 달 목표. 2시까지 먹는다. 길게 안 먹는다. 오후가 길다. 오후 미팅들 오후는 미팅 연속이다. 투자자. 파트너사. 고객. 3시부터 7시까지. 집중력 떨어진다. 당연하다. 오후니까. 근데 버틴다. 아침에 운동했으니까. 아침에 중요한 거 끝냈으니까. 여유가 있다. 예전 같으면. 오후에 짜증 났다. 피곤해서. 지금은 안 그렇다. 루틴이 받쳐 준다. 하루가 안정적이다. 저녁 8시 퇴근한다. 8시. 예전엔 12시였다. 지금은 8시. "일찍 가시네요." 팀원이 말한다. "응. 내일 또 보자." 죄책감 없다. 아침 6시에 일어났다. 14시간 일했다. 충분하다. 집 가는 길. 편의점 들른다. 단백질 바 산다. 집 도착. 9시. 아내랑 차 마신다. 오늘 있었던 일 얘기한다. "피곤하지?" "괜찮아. 아침에 운동해서." "그래도 쉬어." "응." 11시 취침 11시. 잔다. 일찍 자는 편이다. 팀원들은 새벽 2시에 잔다. 예전엔 나도 그랬다. "밤에 아이디어 나온다"고 했다. 거짓말이었다. 그냥 습관이었다. 지금은 안다. 수면이 제일 중요하다. 7시간 자야 한다. 안 자면 다음 날 망한다. 결정 못 내린다. 짜증 난다. 팀한테 나쁜 영향 준다. 그러면 안 된다. 이번이 마지막이다. 침대 누우면 바로 잔다. 불면증 없다. 이제. 운동하니까. 이렇게 2년 이 루틴 시작한 지 2년. 세 번째 창업 시작하면서. "이번엔 다르게"라고 했다. 처음 3개월 힘들었다. 6시 일어나기 지옥이었다. 포기하고 싶었다. 근데 버텼다. 3개월 지나니 몸이 적응했다. 6개월 지나니 당연해졌다. 1년 지나니. "이거 없으면 못 살겠다" 싶었다. 2년 된 지금. 생존 본능이다. 회사 상황 좋다. 시리즈A 받았다. 30억. 월 매출 1.5억. 흑자 전환 눈앞이다. 이유가 뭘까. 운이 좋아서? 아이템이 좋아서? 반은 맞다. 근데 반은 이거다. 루틴. 체력이 자본이라는 말 "체력이 자본이다." 이제 안다. 무슨 뜻인지. 20대 때는 몰랐다. 30대 때도 무시했다. 42살에 알았다. 체력 있으면. 결정 빠르다. 실행 빠르다. 버티는 힘 있다. 체력 없으면. 우울해진다. 짜증 난다. 포기하고 싶다. 창업은 마라톤이다. 단거리가 아니다. 3년 5년 10년 간다. 그거 버티려면. 체력이다. 정신력만으론 안 된다. 멘토링에서 말하는 것 가끔 후배들 멘토링한다. 20대 창업가들. 다들 밤샌다. "선배님, 저 3일 안 잤어요." 자랑처럼 말한다. 예전의 나다. 말해준다. "그러지 마. 망한다." "체력 관리해. 루틴 만들어." 안 듣는다. 대부분. "전 괜찮아요." "아직 젊어서요." 웃는다. "나도 그랬어." 더 말 안 한다. 경험해야 안다. 몸 망가져 봐야 안다. 나도 그랬으니까. 아침 6시의 의미 아침 6시. 그냥 시간이 아니다. 선택이다. "오늘도 한다"는 선택. "포기 안 한다"는 선택. "버틴다"는 선택. 알람 끄고 일어나는 순간. 이미 이긴 거다. 하루의 첫 승리다. 운동하는 1시간. 돈 안 된다. 매출 안 올라간다. 투자 안 들어온다. 근데 제일 중요하다. 이게 무너지면 다 무너진다. 이게 받쳐 주면 다 버틴다. 마지막 창업이라서 이번이 마지막이다. 그렇게 생각한다. 42살. 네 번째는 없다. 그래서 더 신중하다. 루틴 지킨다. 무리 안 한다. 20대 때는 올인했다. "죽기 살기로" 망했다. 30대 때는 조금 나았다. "좀 더 효율적으로" 역시 망했다. 40대 지금. "지속 가능하게" 이게 답이다. 매일 6시. 매일 운동. 매일 8시 퇴근. 매일 11시 취침. 반복이다. 지루하다. 근데 이긴다. 두려움과 루틴 가끔 밤에 깬다. 악몽 꾼다. "이번에도 망하면?" 땀 흘리며 일어난다. 시계 본다. 새벽 3시. 다시 잔다. 아침 6시. 알람 울린다. 일어난다. 루틴이 두려움 이긴다. 생각할 틈 안 준다. 몸이 움직이게 한다. 러닝머신 뛰면. 악몽 잊는다. "오늘도 간다" 생각한다. 이게 루틴의 힘이다. 감정 컨트롤한다. 불안 관리한다. 창업은 불안의 연속이다. 매일 불안하다. 망할까 봐. 실패할까 봐. 루틴이 받쳐 준다. "어제도 했으니까 오늘도" "오늘도 했으니까 내일도"6시 알람. 오늘도 일어났다. 이긴 거다.